“최고 수준의 탱커선 건조기술은 세계 최강의 나라 미국도 부러워한다는 사실에 새삼 뜻 깊고 가슴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도장부 이창욱 대리(34)는 지난 8월 중순 미국 APSI사에 도장공정 전반에 대한 기술지도를 위해 필라델피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 해군기지였던 APSI사는 최근 사무동을 신축해 건조 현장을 바로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등 인상적인 모습이었지만, 생산 현장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고 한다.
블록 조립단계에서 반드시 마쳐야 할 검사들이 후행 공정으로 미뤄져 공정지연과 추가 공수로 계속 이어지고 있었고, 평판의 결함은 미리 수정한 뒤 블라스팅 작업에 들어가야 하는 것과 같이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이 때문에 선주의 불신이 커지고 불필요한 검사가 잦아져 공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1천여 명이 근무하는 조선소에서 1년에 건조하는 선박이 고작 1척 밖에 안 되는 것이다.
그는 먼저 작업방법과 절차를 담은 지침서를 만들어 직원들을 지도했다. 도장 공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모두 카메라에 담아 우리회사의 ‘모범적인’ 공정과 대비한 이 지침서에는 세계 최고의 품질을 보증하는 작업절차가 담겨져 훌륭한 교육 자료가 되었다.
그리고 검사 절차를 규정하고 각 단계별 검사주체를 명확히 하여 불필요한 검사로 인한 공정 지연을 줄였다. 그 밖에도 검사 방법과 선주 감독의 클레임에 대한 대응 방법 등 성실하게 설명해주었다.
이 대리의 성실한 지도에 APSI사의 문제점들이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했고, 까다롭기만 하던 선주 감독들의 자세에도 커다란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우왕좌왕하던 공정에 안정을 할 수 있게 돼 후속 호선에는 납기 단축이 예상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탱커 건조기술을 보유한 우리회사 전문가의 기술 지도를 전폭적으로 신뢰한 결과이다.
한편, 지난 2004년 말 10척의 46K PC선 설계 및 건조 기술을 국내 최초로 해외에 수출해 화제가 되었던 ‘APSI 프로젝트’는 현재 1차선이 마무리 작업 중에 있으며 오는 11월경 인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