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5시경. 3~4도크 사이 안벽. 우리회사의 12번째 2백톤 집크레인의 하역을 위해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꼬박 하루 반 동안 집 크레인을 싣고 온 바지선은 미리 설치된 임시 스키드 레일과 단단히 연결됐다.
80m 거리에 위치한 20톤짜리 윈치에 철제 로프를 크레인에 건 뒤 서서히 당기면서 하역작업은 시작됐다.
무게가 1,900톤에다 높이만 해도 70m가 넘는 크레인(붐대 길이 66m)을 조심조심 당기기 시작한 크레인은 작업을 시작한지 30분 뒤에 64개중 첫 번째 바퀴가 육지에 처음 닿았다.
순조로운 듯 했던 하역작업은 이때 작업자들의 목소리로 중단됐다. 바로 육지와 바지선의 수평이 맞지 않아 크레인이 한쪽으로 쏠린 것.
즉시 윈치는 움직임을 멈췄고 동시에 바지선은 바다 쪽의 발라스트 탱크에 물을 넣기 시작했다. 이내 크레인의 수평은 맞아졌고 윈치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업 1시간 뒤인 5시 40분. 크레인의 뒷부분이 바지선에 걸려 있는 상황에서 윈치는 또다시 멈추었다. 바지선과 육지의 수평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바지선은 물을 빼내 균형을 이룬 뒤 크레인은 옮겨졌다. 야드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6시쯤에 크레인은 온전히 기존 레일위에 사뿐히 앉았다.
12번째 200톤 크레인은 이미 제작시 시험가동을 모두 마쳐 레일에 설치한 뒤 중량 테스트를 마치면 곧바로 가동에 들어갈 수 있어 10일 정도 뒤인 오는 19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분해해서 조립하던 예전 같으면 하역, 설치, 가동에 무려 2달 가까이 소요되는 일이었다.
이번 크레인 설치로 2~3도크 사이의 블록 하역은 물론 블록 PE작업, 탑재 등 작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하게 됨으로써 생산성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