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鐵人) 3종 경기를 함께 하며 국경을 초월해 우정을 나누는 동갑내기 조선소(造船所) 기술자가 있어 주위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울산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최낙현(崔洛現) 씨(43세)와 이 회사의 공사 감독관 닐 앤더슨 씨(43세, Neil Anderson, 영국 BP사 소속). 이들은 수영 3.8km, 사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 등 일반인은 한 가지도 도전하기 철인 3종 경기를 함께 하며 체력만큼이나 ‘튼튼한’ 우정을 쌓고 있습니다. 올초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체력 훈련을 하다가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이후 울산은 물론 서울, 대구, 경남 통영, 전북 군산, 제주 등 전국의 철인3종대회를 함께 출전하며 서로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군산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최낙현 씨와 닐 앤더스 씨가 나란히 40대 부문에서 4위와 2위에 입상해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대회가 없을 때도 매주 연습을 함께 하는 이들은 울산 방어진 앞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울산에서 포항까지 사이클을 타고 왕복 150km를 달리는가 하면 울산 염포산 일대에서 산악마라톤 훈련도 하고 있습니다. 워낙에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함께 대회에 출전하거나 훈련을 하며 어려운 고비를 함께 넘기고 성취감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우정이 돈독해졌다는 두 사람은 마침 나이도 같아서 더욱 친해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서로의 집에 초대해 각자 자국의 전통요리를 선보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닐 앤더슨 씨가 한글을 배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고. 대회가 있는 날이면 두 사람의 가족이 다함께 응원을 나간다는 두 사람은 지난 9월 11일에 울산전국체전 사전대회에 동반 출전한데 이어 내년에는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도 함께 나갈 계획입니다. 최낙현 씨는 “함께 하는 친구가 있어 요즘은 힘든 운동이 재미있게 느껴진다”며, “닐 앤더슨 씨가 고국으로 돌아가더라도 한국에서 쌓은 우정은 영원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