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도크(Dock) 없이 육상에서 선박을 건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10월 5일(화)부터 해양공장 육상에서 건조 중인 러시아 노보쉽(Novoship)사의 10만5천톤급 원유운반선(COT)의 진수(Load-Out)에 착수, 10월 7일(목) 육상의 선박을 바다로 끌어내리는 작업을 마쳤습니다.

이는 선박의 육상 건조에서 가장 어려운 핵심 공정으로 현대중공업이 도크 없이 선박을 진수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이날 세계 조선 역사는 다시 쓰이게 됐습니다.

도크는 완성된 배를 바다에 띄울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대규모 웅덩이로 도크의 규모와 수는 조선업체의 건조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만큼 선박 건조의 필수 요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현대중공업이 맨땅에서도 선박을 건조하는데 성공함으로써 현대중공업의 건조 능력은 도크의 제한에서 벗어나 획기적으로 확대됐고, 더 빠르고 안전하게 공정을 진행할 수 있어 세계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이 처음 육상에서 선박을 건조하겠다고 했을 때, 전 세계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건조 과정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그간 1천여척의 선박과 초대형 해양설비를 제작하던 노하우를 발휘해 업계의 상식을 뒤엎고 성공적으로 선박을 건조함으로써 명실공히 세계 1위 조선업체의 기술력을 확인시켰습니다.

현대중공업은 1998년 세계 최초로 육상총조립공법을 이용해 미국 RBS사의 반(半)잠수식시추선을 도크 없이 건조했으며, 이어 2002년에는 미국 쉘(Shell)사의 나키카 반잠수식시추선과 프랑스 토탈피나엘프사의 34만톤급 아메남 해양설비선을, 또한 올해 2월에는 미국 엑슨모빌사의 34만톤급 키좀바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를 육상에서 성공적으로 건조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발라스트 탱크 급수·유틸리티 철거 등 사전작업에 이어 △특수장비로 선박을 들어올린 후(10월 5일) △스키드(Skid)를 이용해 안벽으로 선박을 옮기고(10월 5일) △이 선박을 바지(barge)선에 실어 바다로 끌고 가는 방법으로(10월 6～7일) 진수에 성공했습니다. 이 선박은 3일정도 바다에 머물며 바지선 잠수 등을 거쳐 오는 11일(월)경  안벽에 안치됩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은 이 공법에 대해 국제특허를 출원해놓은 상태이며, 자세한 공법은 국제 경쟁력 유지를 위해 비공개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러시아 노보쉽사에서 같은 형태의 선박 8척, 캐나다 티케이(Teekay)사에서 4척, 카타르 QSC사에서 4척을 수주해 놓은 상태이며, 현재 이 중 4척의 건조가 진행 중입니다.

이번에 진수한 선박은 지난 3월 가장 먼저 착공한 선박으로 건조 도중 시행착오가 다소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됐으나 아무 문제없이 공정이 진행됐으며, 마무리 작업을 거쳐 내년 1월경 선주 측에 인도할 계획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이후 순차적으로 16척의 선박을 육상에서 건조해 오는 2007년말까지 모두 선주 측에 인도한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