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이 어린 시절 아버지가 직접 그려주던 선박의 아름다움에 반해 전공도 포기하고 평생 조선외길을 걸어온 아버지의 길을 뒤따르고 있어 화제입니다.
건조2부 소속 대경기업(블록선형 탑재) 이상록 대표(50세)는 경주공고를 나와 75년부터 현대중공업 협력사 등을 거쳐 최고의 조선 전문가로 2003년 9월부터 업체를 직접 경영해 오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금쪽같은 연년생 두 아들은 어린시절 곧잘 아버지가 그려주던 선박의 그림에 매료돼 금세 오대양 육대주를 누빌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아들들이 장성해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마쳐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에도 아버지는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첫째, 현희씨(29세)는 대학시절 시각디자인과를 수석으로 졸업하는 등 맡은 분야에서는 똑 부러지게 야무진 아들입니다. 해군 특수부대 출신으로 9년째 수영으로 다진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는 현희씨는 졸업후 진로에 대해 큰 고민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동경과 해군에서 배운 수중 특수용접 기술이 더해져 자연스레 진로는 결정됐습니다. 지난해 2월에 졸업하고 7월에 대경기업에 입사해 총무를 맡아 특유의 꼼꼼함으로 생산성 향상에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둘째, 강희씨(28세)도 대학을 나와 스스로 2004년 기술교육원에 입교해 일찌감치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형보다 먼저인 2004년 12월에 입사해 정도 세팅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아들들은 주말에도 못 쉬어 본지가 1달이 넘었지만 피곤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돈 쓸 시간이 없어’ 월급 전액을 저금한다는 ‘짠돌이 형제’는 아무리 피곤해도 저녁에는 울산대 아산스포츠센터에 들러 2시간 가량 수영을 한 뒤 경주 불국사 인근 집에까지 퇴근하는 일을 거르지 않는 성실파로도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일에 대한 강한 열정과 굳은 신념으로 조선업을 평생 천직으로 삼겠다는 각오입니다.
업체 대표지만 손수 지게차를 몰며 지금도 현장 작업준비 전반을 직접 챙기는 ‘원칙주의자’이기에 아들이라고 해서 적당히 넘어가는 법은 없습니다. 어렵기만 한 아버지의 불호령이 때로는 야속하기도 하지만 이들 형제에게는 ‘영원한 사표’입니다.
이 대표가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원군”이라고 말하자 아들들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반드시 조선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될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밝힙니다.